첫번째 미팅은 논현역이였다. 사무실에 오라고 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, 논현역 근처 카페에서 보는 게 편해요 이쪽으로 와 주세요 해서 에매한 거리 (차를 타고 가기도, 지하철을 타고 가기도) 이지만 그래도 김 실장에게 논현역 까지만 내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.
차를 마시면서 일 이야기를 좀 하다가 "형, 제대로 된 삼계탕 집이 있는데 가실래요" 라고 후배가 묻길래, 호응을 했더니 아니에요 조금 허름해서 형이 가기 좀 그럴게요. 밥 먹는 곳인데 음식만 맛나면 되지 하고 간 삼계탕 집.
이름 부터 마음에 든다. " 용 "
오래 된 건물에 36년째 삼계탕을 팔고 계신단다. 들어가는 계단도 좀 허술하고 천장 높이도 낮고 하는 그런 옛날 건물이다. 들어가는 문 입구에 이렇게 써 있다 " 혼자 오는 손님은 1시 이후에 와주세요" ... 맛은 있기는 있나 보다.
기본 반찬들
삼계탕이 원래 그렇지만 기본 반찬이라고 해 봤자. 마늘, 양파, 장, 김치가 전부 인데 이 집은 이상하게 오이와 쌈을 주시길래 의아해 했다.
36년 전통 세월의 맛
맛집으로 소개도 되었던 것 같다. 어느 정도 장사가 잘 되면 실내 인테리어도 다시 하고 이것 저것 꾸미게 되는데, 이 집은 음식 그것 하나로 손님을 맞이 하는 것 같아 신뢰가 갔다.
주방도 그렇게 넓어 보이지 않는다.
그러나 나오는 반계탕은 ....
반계탕 (7,000원) / 삼계탕 (12,000)
삼계탕을 시키면 안에 찹쌀이 한끼 식사로 채우기에는 부족하다. 그래서 정 대표에게 삼계탕 2개 시키자 라고 했더니 정 대효 왈 "형, 이집은 반계탕도 양이 많아요", "일단 반계탕 2개 시키시죠" 그래서 정 대표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는데, 그 말이 맞았다.
주인 아주머니에게 왜 이렇게 찹쌀이 많아요 라고 여쭤 보았더니, 왈 점심 때는 식사 대용으로 오시는 손님이 많은데 반계탕에 들어 가는 쌀이 워낙 작다 보니 손님들이 더 원해서 그 이후로 밥 한공기 분량으로 탕을 만든다 신다.
"역시, 고객을 배려 하는 마음이 있어야" 제대로 된 대박집이 되나 보다.
쌈을 제공하는 이유를 찾다.
정대표 왈 일단, 닭을 접시에 건져 내고 살점을 일부 뜯어 가면서 양파, 마늘을 곁드려 쌈을 드세요. 거의 환상적인 맛이였다. 삼계탕을 닭을 쌈에 싸서 먹는다 - 쉽게 생각 하기 어려운 발상의 전환 -
잘 읽은 살코기에 깔끔한 쌈을 쌓아 먹는 것은 삼계탕에 있는 기름진 맛을 배제 하면서 깔끔한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- 느낌은 잘 익은 닭 가슴살 샐러드 -
닭을 건져내 쌈 싸서 먹은 후 한 공기 가까이 되는 분량 정도 되는 닭죽으로 반계탕을 마무리 하고 나니 왜, 정대표가 삼계탕이 아닌 반계탕을 주문 했는지 알겠었다.
정 대표 말대로 12시 땡 하니 손님이 차기 시작 하더니 5분 사이에 테이블이 꽉 차서 계산을 하고 나아가 1층 부터 2층 계단 까지 줄이 주욱 서 있었다. - 아, 이래서 논현역으로 오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-
올 여름의 삼계탕이 2번째 인것 같다. 무더위도 버텼는데 먹어 본 삼계탕 중에서 제대로 된 삼계탕 집을 찾은 것 같아 행복감이 밀려 왔다. 배부른 이후 일 이야기도 잘 마무리 되고....
시간이 허락 하면 한번쯤 가보라고 감히 추천 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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